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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만 아니면 더할나위 없는 일상들이다.
잘 먹고 잘싸지만 잘 자주기를 아직 힘들어하는 우리딸.
그래도 하나하나 커가는 모습에 대견하기도 하고 조금 찬찬히 컸음 하는 마음도 든다.

이제는 범보의자이 앉아도 흘러내리지도 않고 안정적이게 앉아있는다.
머리가 작은 덕에 기성품이 맞지않아 헤어밴드 조차도 친정엄마가 다 떠주곤 하신다..ㅠ ㅠ 아가 꼭 알아주렴 외할미가 너를 이렇게까지나 이뻐하고있단다.

터미타임 중이 아직 뒤집지도 못하면서 기어보기라도 하려는지 한팔은 계속 나오고 다른 곳을 잡으려 하지만 다른팔을 움직여보기엔 겁이 많이 나는 모양이다.
그래도 호기심에 꼭 팔을 움직여 보는지라.. 엄마가 눈을 못뗀단다.

욕심이 많은건지 질투가 많은건지 옆에 앉혀두고 정말 후다닥 밥을 먹으려고 해도 저런 눈길로 날 보면 얼마나 민망한 줄 아니. 외삼촌은 그 눈을 보며 '경멸의눈길'이라 별명붙여줬어.
발도 집어야하고 치발기도 물어야하고 욕심이 얼마나 많은지...

이렇게 자고 있는 너를 바라보면 괜히 내가 잘못한것들이 생각나고 미안해지곤 하더라. 아기의 머리에는 우주가 있다는데 너의 우주를 내가 망치고 있는 건 아닌지 덜컥 겁이 날때도 있어ㅡ

이젠 터미타임 하면서 내가 누워있으면 쳐다보며 눈도 마주치고 웃어주기도 하고 벌써 이렇게 컸구나 실감도 한다.

외할머니는 엄마가 했던 거의 모든 순간들이 떠오른다고 하는데 과연 엄마는 그럴 수 있을까? 아마 없을 것 같아서 이렇게 기록이라도 해두려고 해.
엄마가 항상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줄 수만 있는건 아니지만 최대한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할게. 행여나 그러지 못한 세상에 마주해도 언제나 해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게.